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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韓기업들 "'박항서 효과' 큰 기대"

산몬당 2018. 9. 3. 06:45

베트남 진출 韓기업들 "'박항서 효과' 큰 기대"

  • 안상희 기자

    입력 : 2018.09.02 18:44 | 수정 : 2018.09.02 18:50      

  • 아시안게임 첫 4강 신화를 장식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일 베트남항공 특별기를 타고 수도 하노이로 금의환향했다. 이들과 베트남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은 곧이어 현지시각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미딘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하노이에 도착한 모습./zing.vn, 베트남 뉴스
          ▲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하노이에
            도착한 모습./zing.vn, 베트남 뉴스
    현지언론인 베트남뉴스는 "비가왔지만 베트남 아시안게임 대표팀, 그중에서도 특히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수천명의 베트남 시민이 거리에 나왔다"며 "이들은 큰 환호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노이 공항 주변 대로변에는 ‘박항서 감독님, 축구대표단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커다란 전광판이 설치되기도 했다.

    하노이 공항으로 향하는 대로에는 ‘박항서 감독님, 축구 대표팀 감사합니다'라는 전광판이 설치됐다./인스타그램 아이디 ‘freestateofmundo’ 이용자 제공
               ▲ 하노이 공항으로 향하는 대로에는 ‘박항서 감독님,
                 축구 대표팀 감사합니다'라는 전광판이 설치됐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freestateofmundo’ 이용자 제공
    23살 이하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에 이어 베트남에 아시안게임 첫 4강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박항서 감독은 현지에서 쌀딩크(쌀국수와 휘스 히딩크의 합성어), 바캉스(박항서 감독 현지 발음)로 불리며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웃음꽃이다. 기업들은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내 한국 제품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오르며 다양한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에 삼성전자 (48,050원▲ 400 0.84%), 삼성전기 (160,500원▼ 1,000 -0.62%), 삼성SDI (236,500원▲ 1,000 0.42%)등의 생산법인을 둔 삼성그룹도 박항서 효과를 반기고 있다. 삼성의 베트남 현지 고용인원은 16만명을 넘어선다.

    특히 박 감독은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브랜드 홍보대사이자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 베트남법인은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인도네시아에 훈련장이 없다고 하자 현지 삼성전자 공장의 풋살장을 연습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9년 베트남에 첫번째 휴대폰 공장을 가동한 후 현재는 총 3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며 "당장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박항서 감독이 브랜드 대사 역할을 해줘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더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공항으로 향하는 모습./VNA 및 VNS,  베트남 뉴스
            ▲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공항으로 향하는 모습./VNA 및 VNS, 베트남 뉴스
    LG그룹도 LG전자 (76,900원▲ 500 0.65%), LG디스플레이 (21,250원▲ 50 0.24%), LG이노텍 (144,000원▼ 1,000 -0.69%)등 전자계열사의 생산기지가 베트남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이퐁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을 세웠고 LG이노텍은 최근 베트남 자회사에 149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오는 2028년까지 15억달러를 베트남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박항서 매직 덕분에 OLED TV와 트윈워시 등 프리미엄 가전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 (192,000원▲ 0 0.00%)이 1998년 베트남 15-1 광구를 탐사해 2003년부터 상업 생산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추가적인 광구 개발을 검토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 4월 '사이공 뉴포트'와 협약을 맺고 베트남 화물차 휴게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사업이 대부분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인기가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베트남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호재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도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125,500원▲ 2,000 1.62%)는 작년에 베트남에서 2만1000대를판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베트남에서 2만7000여대의 차량을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특성상 곧바로 박 감독 인기 효과가 반영되기는 어렵지만, 국가와 제품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 장기적으로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베트남내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올라가면 현지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연짝공단에 위치한 효성베트남법인·동나이법인 공장 /조지원 기자
                ▲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연짝공단에 위치한
                  효성베트남법인·동나이법인 공장 /조지원 기자
    효성 (45,800원▲ 700 1.55%)도 베트남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기업으로 꼽힌다. 효성은 2007년 투자를 시작한 다음해부터 10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며, 2014년부터 1조원 이상 매출과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효성은 호치민시 인근 동나이성 연짝 공단에 베트남법인과 동나이법인을 두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효성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도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공정(DH)시설, LPG 가스 저장탱크 등을 만들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ATM, 전자결제,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IT) 사업 추진도 고려 중이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B2B(기업간거래)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어 당장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분위기가 고객을 포함해 외부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생명 (4,835원▼ 35 -0.72%)이 베트남에 8년여전에 진출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류바람이 베트남 현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박항서 감독의 인기 상승이 현지 영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베트남에서는 식당에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꼭 틀어놓을 정도로 축구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13개 매장을 갖고 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 베트남 경기가 있는 날에는 매장 입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홍보효과를 누렸다. 현재 롯데마트의 베트남 매장 매출은 67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이지만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 12개 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인데 박 감독의 인기가 점포 매출성장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미 박 감독의 인기는 베트남내 제2의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 은행 중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에 위치한 GS25 매장에서 현지인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GS25 제공
                ▲ 베트남에 위치한 GS25 매장에서 현지인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GS25 제공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이 열린 지난 29일 국내 편의점 중 유일하게 베트남에 진출한 GS25도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당일 베트남 GS25의 떡볶이 매출은 직전 주 같은 요일 보다 89.6% 늘었다. 같은 기간 베트남 GS25의 음료는 28.6% 스택 17.4%, 맥주는 7.2%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국내 식품 기업중 유일하게 박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대상그룹도 좋은 성과를 봤다. 대상은 지난 3월 박 감독과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육가공 브랜드 득비엣과 김치 브랜드 종가집 광도를 방영하고 있는데 지난 7월 득비엣푸드의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축구는 베트남에서 가장 사랑받고 인기가 높아 여러 스포츠 중에서도 ‘킹 스포츠(King sport)’로 불린다.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은 "올해 1월에 있었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 남자축구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면서 박 감독은 슈퍼 스타로 떠올랐다"며 "베트남 기업들 역시 그를 모시기 위해 분주하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의 높은 축구 인기를 회사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은 한국의 3위 수출 대상국, 7위 수입 대상국이다. 박항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경제계뿐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베트남과 한국 관계가 증진되는 데에도 박 감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02/2018090201568.html#csidx0d8d903c655935ea2e957dfc4721f82